코로나 시대 '역설적 호황' 누린 명품시장

김동하 승인 2023.12.31 19:28 의견 0

2023년, 명품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역설로 떠올랐다.

많은 소비재 산업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명품 브랜드 시장은 특히 국내에서 빠른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이는 코로나 위기로 푼 전 세계의 풍족한 자금이 명품 시장으로 유입되었고, 이미 높은 명품 가격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에르메스, 케링, LVMH 등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 기업은 2019년 이후 코로나 시작 이후 3년 동안 주가가 각각 223%, 189%, 76% 상승하는 등 급격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명품의 세계적인 성장세는 현재의 코로나 시대 인플레이션 기조 속에서 지속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위기 중, 한국은 세계 명품 시장에서 7위를 차지하며 독일을 넘어선 럭셔리 마켓 시장을 형성했다. 작년에는 한국의 명품시장이 전년 대비 29.6% 증가한 58억 달러에 달해 세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루이비통, 구찌, 샤넬, 디올, 에르메스 등 유럽 명품 브랜드는 큰 성과를 이루었으며,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전년대비 40.2% 성장한 1조4681억원을 기록했다.

김동하 한성대학교 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 교수


이런 명품 경제의 성장에는 '베블런 효과'라 불리는 현상이 큰 역할을 했다. 상류층이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명품을 소비하는 현상으로, 이는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의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명품 시장은 이론적 설명을 넘어 다양한 경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샤테크(Cha-Tech)라 불리는 현상은 명품 제품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독특한 경제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명품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투자 수익을 기대하며 명품을 구매하고 있다. 이는 명품을 향한 소비의 열정과 경제적 합리성이 결합된 독특한 경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온라인 명품 시장의 성장세도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은 온라인 명품 판매 비중에서 세계적인 선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명품 경제의 성장은 베블런이 강조한 과시적 소비뿐만 아니라, 현재의 경제적 취약 계층의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취약 계층이 안정을 택하며 변화에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은, 명품 경제 성장과 함께 취약 계층의 부도 위기가 공존하는 현 시기에서 특히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혼돈의 시기 속에서 명품 경제가 오히려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경제적 계급에 맞는 소비와 투자가 절실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새로운 경제 시대에서 명품은 단순한 소비뿐만 아니라 투자와 수익 창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