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진 기자 = 미국 대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승부의 향방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된다.
현재 판세는 초박빙으로, 선벨트(남부)와 러스트벨트(북동 중서부)가 동시에 접전 양상을 보이는 건 수십 년 만의 일이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뉴욕, 캘리포니아 등 인구 밀집 도시가 많은 주를 중심으로 22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으며, 트럼프 후보는 텍사스, 플로리다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경합주는 러스트벨트와 선벨트 7개 주로, 총 93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여론조사상으로는 7개 격전지 중 4곳에서 해리스 후보가 근소한 우위를 점한 상황이지만, 아직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다. 만약 두 후보가 선거인단 동률을 이룰 경우, 연방 하원이 대통령을 결정하게 되는데, 현재 다수당은 공화당이지만 대선과 동시에 의회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선거 막판 변수로는 '쓰레기 논란'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집회에서 찬조연설자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섬”이라고 비하하자 청중들과 함께 웃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라며 응수했다.
트럼프 후보는 환경미화원 복장으로 쓰레기 수거 차량에 탑승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는 쓰레기 논란을 역이용한 전략인 셈이다. 미국 내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민자는 약 600만 명으로, 펜실베이니아 주에만 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막말' 발언과 관련해 연설문 기록을 변경하며 진화에 나섰다.
당초 'supporters'였던 부분을 'supporter's'로 바꾼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전체가 아닌 힌치클리프만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가 언급한 것은 '혐오 발언'이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를 비난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다"라며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 논란으로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 표심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공화당이 판세를 뒤집을 기회로 보고 역공에 나서고 있다.
한편, 푸에르토리코는 미국령으로,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지만 본토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투표권은 없다. 이에 대해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이참에 미국으로부터 독립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선은 11월 5일 유권자의 선거인단 선출을 시작으로, 12월 11일 주별 선거인단 명부 확정, 12월 17일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출 투표, 내년 1월 6일 상하원 합동 회의 선거 결과 인준을 거쳐, 1월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게 된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미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로, 전 세계가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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